이기적인 향기

2023. 3. 6. 20:22Saycat/Mind~ing

따뜻한 향기에
잠시 머물다 가는 시간
그런 시간이 많을 줄 알았어

아름다운 풍경에
평범한 일상이
그다지 지루하지 않았어

잔잔한 즐거움이
곁에 있어서
언제든지 꺼내면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어

따사로운 햇살에
속삭이는 바람소리에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이
딱히 싫지 않았어
그렇게 믿는 게 좋은 거라고 여겼어

생각했어
평범한 일상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천천히 걷는 것에 익숙했던 나는
알지 못했어
시간은 머물지 못한다는 것을
흔적도 없이 떠나기에 바쁘다는 것을

아니 어쩌면 알면서도
모른척하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외면하면서 몰랐다고
우기면 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지
쉽게 잊고 잃고 버리는 것에 익숙한
이기적인 지금의 나처럼

성과 없는 나날들
병들어 가는 나날들
심장이 뛰지 않아
숨쉬고 있는데 죽은 것 같아

이기적인 향기로 뒤덮여있는 나
그게 익숙해질까봐
두려워져

진짜 그런 내가 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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